“대학교 4학년 때 친구들을 만나면 우리 뭐 해먹고 살지라는 고민에 대해서 많이 이야기했던 것 같아요. 대학생 시절이 가장 행복하다고 하던데 졸업은 다가오고 있었죠. 우스갯소리로 대학생활은 하기 싫은데, 졸업도 하기 싫다는 푸념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그렇게 함께 고민하던 친구들이 모두 각자 자신의 길을 찾아서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것을 보면, 우리에겐 어딘가 자신의 자리 하나쯤은 있다는 생각을 해요.”

 

  “저만 하더라도 20년 넘게 목동에서 살아왔기에 부산까지 내려와서 대학원을 다니게 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거든요. 부산은 여행으로도 온 적이 없는 곳인데, 제가 익숙하지 않은 곳에서 생판 모르는 사람들과 처음 보는 것들을 공부하는 것이 쉽지가 않아요. 그래도 제가 오랫동안 하고 싶었던 것을 공부하는 것이니까 감사하는 마음은 늘 지니고 있어요. 요즈음 내가 이렇게 좋아하는 이 분야가 사실 나랑 안 맞으면 어떡하지라는 고민을 종종 하곤 해요. 근데 고민할 시간도 없이 맞든 안 맞든 뭔가를 배워나가야 하는 구조라 그냥 열심히 따라가고 있어요. 가끔 목동에서 동네친구들과 여유롭게 PC방과 카페를 다녔던 추억들이 생각나며 그리워지곤 해요. 어서 방학이 되어 집으로 올라가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고등학교 3학년 시절이 많이 생각나요. 대입 수험생 때 정말 공부를 열심히 했던 것 같은데 지금도 그때와 비슷한 나날을 보내고 있거든요. 차이점이 있다면 그때와 달리 몸이 많이 노쇠해진 것 같아요. 예전에는 밤을 새도 아주 팔팔했는데 이제 홍삼과 같은 건강식품(a.k.a 캐시템) 없이는 오래 앉아 공부하기가 힘이 들어요. 양천구에서 보낸 고3 시절은 힘들기도 했지만 재미있기도 했어요. 친구들과 야자하며 닭싸움도 하고 학익진 만들면서 놀고 했던 추억들도 생각이 나요. 제가 엉뚱한 거 해보자고 해도 늘 함께 해주었던 그 시절 친구들이 그리워요. 요즈음 제 삶의 대표적 정서는 그리움인 것 같아요. 부산에 내려와 가족과 떨어져 살게 되었어요. 최근에 아픈 적이 있었는데 아프니까 더욱 서럽더라구요. 사실 우리 집 강아지가 제일 그리워요. ‘8이라는 긴 시간을 함께하였는데요. 부산에 정말 데려오고 싶었지만 원룸이라 불가능하다는 사실이 안타까울 따름이에요. 사진으로나마 그리움을 달래고 있어요.”

 

  “최근 필름카메라로 사진을 찍는 것에 취미를 붙이게 되었어요. 바로 결과를 확인할 수 있고 보정까지 가능한 스마트폰 시대에 필름카메라가 주는 아날로그 감성이 있어요. 내가 무엇을 찍었는지, 제대로 찍었는지 바로 확인할 수 없어 답답할 때가 있기도 하지만 필름카메라가 주는 묘한 설렘이 있어요. 제가 무슨 사진을 찍었는지 기억이 안 나서 현상되는 날만을 기다려요. 사진을 받기 위해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 저는 참 로맨틱하게 느껴지더라구요.”

 

  “꽃놀이를 좋아해서 봄에 꽃이 피면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것을 즐겨요. 안양천도 벚꽃이 참 예쁘게 피잖아요? 저도 정말 많이 안양천을 갔던 것 같아요. 친구들과 가족들과 함께 안양천을 거닐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납니다. 부산에도 안양천 같은 곳이 있어서 최근에 가보게 되었어요. 꽃구경, 사람구경하며 제대로 힐링하고 왔어요. 역시 봄에는 꽃과 함께 해야 하는 것 같아요. 저는 집을 굉장히 사랑하는 집순이지만, 봄만큼은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것 같아요. 날씨도 포근하고 햇빛도 좋은 날에 좋아하는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은 참 행복한 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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