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서울 시내를 돌아다니다보면, 버스 혹은 지하철에서 이러한 광고를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찾아가는 동주민센터는 우리가 알고 있는 동주민센터(동사무소)의 현재 명칭입니다. 본격적으로 찾아가는 동주민센터의 특징을 살펴보기 전에 그 역사를 알아볼까요?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정부는 지방 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자치조직이었던 정회와 동회를 전부 관제화 하였습니다. 바로 그것이 우리가 알고 있는 ‘동사무소’입니다. 2007년, 동사무소는 ‘동주민센터’로 명칭 변경되게 됩니다. 정부는 기존 동사무소 업무였던 단속과 동원 업무를 시청으로 이관하고 동사무소는 생활민원업무만 담당하며 그 여유 공간에는 주민자치센터를 설치함으로써 동사무소의 탈관청화를 시도했습니다. 동사무소를 주민들이 실질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바꾼 것입니다. 동주민센터는 서예, 컴퓨터 수업 등 각종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였습니다. 또한 주민들이 주체가 되어 지역사회와 관련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주민자치위원회 활동을 지원하였습니다. 하지만 주민들의 최종결정 권한 부재와 실질적 지원의 부족으로 주민자치 관련 활동은 한계가 있었습니다.
찾아가는 동주민센터는 기존의 동주민센터를 주민복지와 마을공동체를 중심으로 변경한 것으로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사업입니다. 이는 앞서 언급했던 한계를 극복하고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 2015년부터 시행되었습니다. 저도 모르고 있었지만, 찾아가는 동주민세터는 올해로 벌써 3년차를 맞이하는 사업입니다.
찾아가는 동주민센터는 공무원들이 복지 수혜자를 직접 발굴하는 형태로 복지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사회복지전달체계 개선하였고 마을사업 지원을 통해 주민들이 스스로 지역사회를 위해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합니다. 이는 분명 이전의 동주민센터보다 한 단계 발전한 형태의 행정 패러다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찾아가는 동주민센터에서는 일반 행정공무원은 물론, 직접 주민을 방문하여 건강관리를 책임지는 방문간호사, 맞춤형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상담가 역할을 하는 복지 플래너, 주민들과 함께 마을 복지 생태계 조성을 위해 힘을 쓰는 우리동네 주무관, 마을의 문제점을 찾아 주민들과 함께 해결하기 위한 마을사업 전문가가 함께 근무하고 있습니다.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사업의 목표는 크게 ‘지역의 사회안전망 강화’와 ‘주민자치 구현’입니다. 과거에는 복지가 필요한 사람이 동주민센터에 직접 방문하여 민원을 요구하였다면, 찾아가는 동주민센터에서는 직접 민원인을 찾아가 복지 수요를 파악합니다. 또한 민원인에게 일자리 연계 등의 프로그램을 제공하여 단순히 일회적인 복지 서비스를 뛰어넘는 양질의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노력합니다.
서울시는 ‘주민자치 구현’이라는 목표를 수행하기 위해, ‘주민이 만드는 마을 공동체’와 ‘주민중심의 행정혁신’이라는 두 가지 실행과제를 설정하였습니다. 서울시에서 진행되고 있는 다양한 사례 중, 양천구 신정 3동에서 진행되는 마을계획단 사업을 살펴볼까요?
‘참여에서 권한으로’의 슬로건을 내건 신정 3동 마을계획단은 ‘주민들과 함께 하는 마을프로젝트’와 ‘행복한 신정3동을 부탁해’라는 사업을 진행 중입니다. 찾아가는 동주민센터의 지원을 받는 이러한 마을 만들기 사업을 통해 구성원인 주민들이 주체가 되어 마을의 문제를 해결하고 지역공동체를 활성화 시키는 역할을 해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역문제를 위한 해결 방안과 사업과 관련하여 여전히 주민들에게 최종 결정권한이 없기 때문에 주민자치 활동의 한계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서울시의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사업 3년차, 그렇다면 그동안 어떠한 변화가 진행되었을까요? 사업 초기에는 분명 혼란이 있었지만, 지금 이 시점에서 ‘찾아가는 동주민센터’는 분명 가시적인 사업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1. 사업 이전에 비해 동주민센터 공무원 수 35% 증가
2. 자치회관 프로그램 수 22% 증가, 주민자치 프로그램 수 68.5% 증가
3. 동주민센터는 기존의 민원 해결 장소라는 공간을 뛰어 넘어, 주민들이 공간을 어떻게 사용할지 스스로 결정하고 직접 운영 및 관리하는 ‘마을활력소’로 운영
4. 새로운 마을 주민의 참여 증대: 마을계획단 평균 76명, 일반주민 참여 83.3%
저는 찾아가는 동주민센터의 운영 현황과 구체적인 사례들을 알아보고자, 함형호 양천구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추진지원단장님을 찾아뵙게 되었습니다. 양천구에서는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추진지원단을 운영 중인데요. 양천구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추진지원단은 구청과 주민들 사이에서 의견을 조율하며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운영을 위해 활동 중입니다.
Q. 양천구 찾아가는 동주민센터(이하 ‘찾동’으로 통칭)는 언제부터 시행되었나요?
A. 공식적으로 양천구 ‘찾동’은 2016년부터 시작되었어요. 하지만 김수영 양천구청장님이 2015년부터 양천구 동주민센터에 방문복지팀을 만들어서 운영하였어요. 이전부터 ‘찾동’과 비슷한 사업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양천구 찾동 사업은 더욱 탄력을 받아 운영될 수 있었어요.
Q. 다른 곳과 구별되는 양천구 찾아가는 동주민센터만의 특징이 있을까요?
A. '찾동'은 기본적으로 행정팀과 복지팀으로 나뉘어요. 여기서 양천구는 복지팀도 방문복지팀과 공공복지팀으로 구분하여 방문복지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요. 방문복지팀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는 서울시에서 유일한 ‘찾동’ 모델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Q. 양천구에서 어떤 마을사업들이 진행되고 있나요?
A. ‘찾동’ 사업 중 마을사업의 일환으로 양천구에서는 3개의 동에서 마을계획단이 활동하고 있어요. 마을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모여 마을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많은 활동을 하고 있어요. 공동 육아, 스쿨존 개선 등 다양한 의제를 만들고 홍보하며 해결을 위해 노력중입니다. 또한 주민예산참여, 구청에 예산 요구하는 형태, 기금을 모금하는 형태로 예산을 확보합니다. 마을사업은 주민이 지역사회의 주체로 마을을 스스로 바꾸는 활동이라고 할 수 있죠.
Q. 양천구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추진지원단 활동을 하며 느끼는 점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A. 저희는 양천구민과 양천구청 사이에서 조율하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 아직 한국 사회에서 공무원과 구민들이 함께 활동을 한다는 것이 익숙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는 어떠한 문제 때문이라기보다, 과거의 우리가 이러한 거버넌스적인 행정 경험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공무원, 구민 두 집단 모두 충분히 훈련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충돌도 있을 수 있어요. 하지만 이것은 시행착오의 과정이고, 우리는 점점 더 나아져 발전하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제가 작은 역할을 한다는 것이 무척 즐겁고 감사한 일입니다.
(인터뷰에 응해주시고 찾아가는 동주민센터와 관련하여 친절하고 상세하게 설명해주신 함형호 단장님께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찾아가는 동주민센터는 재정적 지원이 필요한 어르신께 단순히 금전적인 지원하는 복지 서비스를 넘어 일자리를 위해 취업(재취업)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지역주민이 스스로 주체가 되어 지역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것을 지원합니다. 함형호 단장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모든 것에는 시행착오가 있기 마련입니다. 이러한 시행착오를 슬기롭게 잘 대처하고 앞으로도 사업이 잘 진행되어 좀 더 나은 사회로 발전하였으면 좋겠습니다.